퇴사 후, 마음이 이상하게 비어 있다
퇴사 후의 하루는
처음엔 ‘해방’처럼 느껴진다.
시계 없이 눈을 뜨고,
누구의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며,
나만의 시간 속에서 천천히 숨을 쉴 수 있다.
하지만 며칠, 몇 주가 지나고 나면
마음속에서 묘한 기운이 올라온다.

“이상하게 허전해.”
“해야 할 일이 없어지니 마음이 텅 빈 느낌이야.”
“일이 없으니까, 내가 없는 것 같아.”
“하루가 너무 조용해서 오히려 막막해.”
그 감정은 ‘불안’도 ‘우울’도 아닌,
정확히는 ‘허전함’이다.
아무 일이 없는데도
공허하고, 느슨하고,
어딘가 마음 한쪽이 계속 비어 있는 느낌.
이 글은 퇴사 후 누구나 한 번쯤 겪게 되는 ‘허전함’이라는 감정의 실체를 이해하고,
그 속에서 마음을 채우는 방법을 함께 찾아가는 글이다.
왜 퇴사 후엔 그렇게 허전함이 몰려올까?
1. 일정, 역할, 목적이 동시에 사라졌기 때문에
우리가 회사를 다닐 때는
하루가 자연스럽게 채워졌다.
9시에 출근
10시에 회의
점심시간
업무 마감
퇴근
이렇게 짜인 루틴 속에서
'내가 있어야 할 자리'가 늘 있었다.
그런데 퇴사 후엔 이 모든 게 사라진다.
누구도 나를 기다리지 않고
해야 할 회의도 없고
확인할 메일도 없다
그 자리에 찾아오는 감정이 바로, 허전함이다.
2. '일'이 곧 '자아'였음을 뒤늦게 깨닫게 될 때
퇴사 후 처음엔
회사와 거리를 두었다는 사실에 뿌듯함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런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내가 회사를 그만두니까
나라는 사람도 사라진 것 같아.”
우리는 생각보다 더 많이 ‘일을 통해 나를 증명’하고 있었다.
일이 없어진 지금, 나를 정의할 언어가 사라졌고
그 공백이 허전함으로 다가온다.
3. 감정을 분산할 대상이 사라졌기 때문에
회사에선 매일 감정이 움직였다.
불만
서운함
기대
피로
긴장
이 모든 감정들이
동료와의 대화나 작은 갈등, 성취 속에 흘러갔다.
그런데 퇴사 후에는 감정을 쏟을 수 있는 대상이 줄어들고,
그만큼 내면의 감정이 고스란히 나에게 쌓이게 된다.
결과적으로, 그 감정들이 ‘허전함’이라는 감정으로 포장되어 나타나는 것.
허전함을 채우는 5가지 마음 루틴
1. 허전함을 감정으로 인식하지 말고 ‘상태’로 받아들이기
허전함은 꼭 해결해야 할 문제가 아니라
지금 상태의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나는 지금 허전함이라는 상태에 있다.”
“이건 비정상이 아니라, 지나가는 과정 중 하나다.”
이렇게 말해보자.
감정을 ‘문제’로 바라보면 해결에만 집착하게 된다.
하지만 상태로 인정하면 자연스럽게 흘려보낼 수 있다.
2. 하루에 하나, 작게라도 나를 채우는 루틴 만들기
허전함은 '시간의 공백'이 만들어낸 감정이다.
그렇다면
그 시간에 작은 ‘의미의 조각’을 심어보자.
아침마다 커피 내리기
산책 후 짧은 일기 쓰기
15분 글쓰기
전날 감정 1줄 정리하기
좋은 말 한 문장 써놓기
중요하지 않아 보여도
작은 루틴은 ‘내가 나를 채우고 있다는 느낌’을 만들어준다.
3. ‘누군가를 위한 시간’ 말고, ‘나를 위한 시간’ 구성해 보기
직장에서는 대부분
타인을 위한 시간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상사의 기대
고객의 피드백
팀의 일정
퇴사 후에야
비로소 진짜 ‘내 시간을 설계할 기회’가 생긴다.
내가 하고 싶었던 일은 무엇이었는가?
시간을 어떤 방식으로 써보면 좋을까?
정말 쉬는 것도 하나의 ‘활동’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시간을 다시 나를 중심으로 재배치할 때
허전함이 ‘비어 있는 것’이 아니라 ‘비워진 것’으로 바뀐다.
4. 허전함을 ‘글’로 기록하기
허전함은 언어화되지 않으면
막연한 감정으로만 남는다.
그럴 때, 이렇게 써보자
“나는 지금 왜 허전한가?”
“그 허전함은 언제 시작되었는가?”
“이 감정은 어디서 자주 올라오는가?”
“지금 이 감정에 이름을 붙인다면?”
글로 쓴 허전함은
더 이상 ‘막연한 감정’이 아니라
‘정리 가능한 이야기’가 된다.
5. ‘허전함이 사라지는 순간’을 기억하고 축적하기
지금까지 느꼈던 허전함 속에서도
잠깐 괜찮았던 순간이 분명 있다.
음악을 들을 때
카페에 앉아 책을 읽을 때
누군가와 웃으며 이야기할 때
좋아하는 영상에 몰입했을 때
그 순간을 ‘감정 채움의 단서’로 기록해 두자.
반복해서 활용하면, 허전함의 밀도를 줄일 수 있다.
허전함은 ‘나를 다시 채우기 위한 공간’이다
허전함은 결핍이 아니다.
그건 오히려
무언가를 다시 채워도 괜찮다는 공간이 생긴 것이다.
그 공간을
자책이 아닌,
성급한 계획이 아닌,
나를 돌보는 시간들로 천천히 채워가자.
“나는 지금 허전함이라는 시간을 통과하고 있다.
그리고 그 안에서
나를 다시 설계할 여백을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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