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멈춰 있는 것 같을 때
퇴사 후, 나는 한동안 쉼을 선택했다.
조금 늦춰진 시간 안에서
생각도 정리하고,
감정도 돌보고,
앞으로의 방향을 찾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SNS를 보고, 지인의 소식을 듣고,
이직 소식이나 누군가의 성장 소문을 들을 때마다
“나는 지금 뭐 하고 있지?”
“나만 가만히 있는 것 같아…”
“나는 멈춰 있는데, 모두는 앞으로 가고 있는 느낌이야.”
이상하게 마음이 초조해진다.
누구도 나를 재촉하지 않았는데도,
어쩌면 가장 심하게 나를 다그치는 건
‘비교하는 나’ 자신일지도 모른다.
이 글은 퇴사 후 비교감에 빠졌을 때,
그 감정을 어떻게 다루고
어떻게 다시 나의 속도를 회복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비교 감정은 어디서 오는가?
1. ‘내가 가고 있는 길’이 아직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퇴사 후 우리는
‘잠시 멈춤’을 선택했다.
그건 매우 용기 있는 결정이지만,
정해진 목적지가 없을 때,
타인의 속도가 더 커 보인다.
누군가는 이직했고
누군가는 연봉이 올랐고
누군가는 부업으로 돈을 벌기 시작했고
나는 여전히
“어디로 가야 하지?”
“지금 뭐라도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라는 질문을 반복하고 있다.
비교는 언제나
‘내가 나를 확신하지 못할 때’ 가장 커진다.
2. 외부 기준에 나를 억지로 맞추고 있을 때
우리는 사회 속에서
성공의 기준을 너무 많이 보고 자란다.
빠른 취업
높은 연봉
안정된 직장
성장하는 포지션
생산적인 일상 루틴
...
이 기준은 나를 위한 기준이 아니라, 사회가 만든 기준이다.
그러니 내가 쉼을 선택했을 때,
그 기준 밖에 있는 나 자신이 불안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3. 타인의 ‘결과’만 보이고, ‘과정’은 보이지 않기 때문에
비교는 대부분 ‘결과’를 기준으로 일어난다.
책을 냈다
채널이 떴다
취업에 성공했다
수익이 생겼다
하지만
그 사람이 어떤 과정을 겪었는지,
얼마나 힘들었는지,
얼마나 멈추고 고민했는지는 잘 보이지 않는다.
결과만 본 채, 그 사람의 100을 나의 현재와 비교하고 있는 것.
그래서 우리는 더 자주 스스로를 깎아내린다.
비교에 빠졌을 때, 다시 중심을 잡는 5가지 질문
1. “나는 지금 무엇을 회복하고 있는가?”
비교의 시작은 지금 내가 ‘아무것도 안 하고 있다’는 생각에서 온다.
하지만 정말 그런가?
나는 감정을 회복하고 있다
나는 나만의 루틴을 다시 찾고 있다
나는 방향을 정리하는 중이다
나는 다시 나와 연결되고 있다
그건 아무것도 아닌 게 아니라, 매우 중요한 인생 정비의 시간이다.
2. “나는 그 사람과 정말 같은 출발선에 있었나?”
비교 대상이 되는 사람은
나와 상황, 환경, 자원이 모두 다르다.
나보다 더 준비된 사람일 수도 있고
더 오래 고민했던 사람일 수도 있고
더 많은 도움을 받은 사람일 수도 있다
출발선이 다른 사람과
지금 내 상태를 단순히 ‘속도’로 비교하면
언제나 내가 부족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3. “나는 그 결과가 정말 부러운가, 아니면 그 ‘느낌’이 부러운가?”
“그 사람처럼 전자책을 출간하고 싶다.”
→ 정말 책을 내고 싶은가, 아니면 성취해 보이는 그 모습이 부러운가?
“수익이 난 블로그가 부럽다.”
→ 콘텐츠를 만들고 싶은가, 아니면 돈 버는 결과가 부러운가?
감정을 이렇게 쪼개보면, 진짜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보인다.
4. “나는 어떤 삶의 리듬을 원하는가?”
비교는 속도를 기준으로 하지만,
진짜 중요한 건 내가 원하는 ‘리듬’이 무엇인가이다.
나는 느린 걸음으로도 괜찮은 사람인지
빠르지 않아도 깊이 있게 살아가고 싶은 사람인지
가끔 멈춰야 비로소 방향을 찾을 수 있는 사람인지
비교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속도가 아닌 리듬으로 삶을 바라봐야 한다.
5. “지금 내가 잘하고 있는 게 단 하나라도 있는가?”
비교에 빠졌을 땐
‘아무것도 못 하고 있다’고 느껴진다.
그럴 때 이렇게 자문해 보자.
오늘 기록을 남겼다
어제보다 덜 불안했다
나에게 솔직해졌다
아침을 먹었다
산책을 나갔다
작은 성취라도 괜찮다. 그건 지금의 나를 지켜내고 있다는 증거다.
비교하지 않아야 하는 게 아니라, 비교에 머물지 않아야 한다
비교는 인간의 자연스러운 감정이다.
문제는
비교하는 감정 자체가 아니라
비교에 ‘머물러 있는 상태’다.
비교한 뒤에도
다시 나에게 돌아오는 힘.
다시 나의 속도와 리듬을 기억하는 힘.
그 힘이 있어야
비교는 나를 다치게 하지 않고,
나를 이해하는 창문이 될 수 있다.
“지금 나는
다른 사람의 속도가 아니라
나의 회복과 나의 리듬을 선택하고 있다.
그것은 결코 늦은 것이 아니라,
충분히 잘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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